1. 기원 및 내력
박하 속 식물에는 여러 개의 종이 있으며 북반구의 온대와 난대 지방에 20여 종이 있고 우리나라에는 1개의 변종이 있다. 우리나라에 분포 자생하는 변종은 전국 각처의 개울가와 저지대의 습지에 자생한다. 그러나 비교적 근래에 우리나라에서 재배한 것은 서양으로부터 도입한 일명 흑박하라고도 하는 불가리스종과 백박하라고 하는 오피시날리스종으로 이를 재배하여 외국으로 수출하였는데, 이는 1960년대 이전의 일이고 최근에는 박하를 재배하는 농가가 없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박하를 약초로 이용한 것은 오래전부터 이고, 이때는 주로 재래종을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되며 박하뇌, 즉 멘톨을 채취할 목적으로 재배한 것은 1910년 경이라고 한다. 그 후 1935~1962년까지는 정부의 적극적인 박하증산시책으로 재배면적이 2,000~5,000ha까지 확대된 때도 있었다. 그러나 가공기술의 부족과 수출중단 그리고 식량증산 시책에 밀려 현재는 생산이 중단되고 국내 수요량은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과거 우리나라의 박하생산은 1962년에 5,000ha에서 박하유 350톤을 생산한 것이 최고로 많은 생산을 했던 기록이다.
2. 성상 및 형태
박하는 다년생 초본으로서 줄기는 네모지고 초장은 60~90cm이며, 줄기에는 분지가 있고 전체에 짧은 털이 있다. 박하는 줄기가 땅속에 묻히면 각 마디에서도 새싹이 나오고 뿌리가 내리며 지하경이 옆으로 뻗어 번식한다. 잎은 마주나고 타원형 ~장타원형으로 끝이 뾰족하고 가장자리는 톱니가 있다. 잎맥은 결합되는 날개 모양의 맥을 형성하고 뒷면에도 볼록하며 잎자루의 횡단면은 다각형이다. 꽃은 원줄기와 가지의 상단부 잎의 겨드랑이에서 나오며 윤상화서를 형성한다. 화기는 양성화로 대롱 모양을 이루며 끝이 네 갈래로 갈라지고 수술은 4개, 암술은 1개이다. 줄기의 색이 담녹색이고 잔털이 많은 것이 청경종이고, 줄기의 색이 청자색을 띠고 털이 적은 것이 적경종이며, 적경종과 비슷하면서 전체적으로 작고 털이 거의 없는 것이 서양박하이고, 청경종보다도 녹색이 짙고 왜소하며 껌향기가 나는 것이 녹박하이다.
3. 성분 및 용도
박하의 주성분은 멘톨이다. 그 밖의 멘톤, 아이소멘톤, 피넨, 캠펜, 메테논, 리모넨과 몇 종의 세 스퀴테르페노이드 모양의 물질들이 알려져 있다.
박하는 잎과 줄기를 증류하여 박하유를 채유하고 이것을 5℃ 이하로 냉각하여 박하뇌를 결정시킨 후 여기서 다시 박하유를 분리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도 자생하는 아르벤시스종은 박하뇌를 추출하거나 보양용으로 쓰이므로 멘톨 함량이 높은 것을 양품으로 친다. 페퍼민트를 추출하는 서양박하는 향이 우수한 것이 좋으며, 녹박 하는 카본 함량을 중시한다.
박하는 한방에서 해열, 청량, 방향성 건위약, 진통제, 구풍약 등으로 쓰이며, 식품원료로도 널리 쓰인다. 서양박하는 박하뇌 함량이 많아 향료로서 담배향, 화장품, 비누, 치약, 과자류 등에 수요가 많다. 녹박하는 껌 향료로 서서 널리 이용되었으나 근래에는 박하향의 인공합성으로 그 수요가 줄어들었다. 박하유를 증류하고 남은 찌꺼기는 가축의 사료로 이용되는데 성분은 단백질, 지방, 가용성 무질소물 등이 많다.
4. 분류 및 품종
박하는 크게 동양박하와 서양박하로 나눌 수 있으며, 서양박하는 다시 정유의 성질에 따라 페퍼민트, 스피아민트, 페니로열민트로 구별된다. 또 한 동양종은 줄기의 색이나 잎 모양 등으로 적경종과 청경종 등으로 나눌 수 있는데 우리나라에서 주로 재배되는 품종에는 적경종, 청경종, 삼미종, 수원 1호가 있다. 수원 1호는 일보에서 수입된 하주비 품종에서 분리 육성된 품종이다. 근래 농촌진흥청 작물시험장이 서양종 박하인 피페리타와 스피카타 등과 동양종 박하인 적경종 등을 비교시험한 바 적경종은 서양종 박하에 비하여 경엽의 수량과 함유율이 높다. 피페리타는 박하뇌 함량이나 향이 우수하여 유질의 차이에 따른 가격 차이로 소득면에서는 동양종 박하보다 피페리타가 월등하게 높아 피페리타종을 '박하 1호'라고 명명하여 보급 적이 있다.
5. 재배 및 관리
박하는 온난한 기후에 알맞으며, 저온이나 고온 지대에서는 멘톨의 함유량이 낮다. 생육기간 중에 강우량이 많은 지방에서는 생육은 왕성하지만 유분 함유량이 떨어진다. 일조량이 많으면 멘톨 함유량이 증가하는데 특히 수확기에 가까워질 때 맑은 날씨가 계속되는 것이 좋다. 수확기에 강우가 많아지면 병 발생이 많아지고 잎이 떨어지기 쉬우며, 또 건조가 곤란하게 되어 품질이 떨어진다. 토양은 가리지 않으나 배수가 잘 되고 비옥한 참흙 또는 부식질 참흙에 알맞다. 박하는 뿌리가 앗게 내려가는 천근성 작물이므로 토양수분이 적당히 있어야 하며, 고온건조하면 해를 받기 쉽다, 박하는 산성토양에 약하며 약산성이나 중성토양에서 생육이 좋다.
박하는 종자로 종자번식을 시킬 수도 있으나 뿌리나누기, 모 나누기, 꺾꽂이로 번식하는 것이 보통이다. 뿌리나누기법은 보통 쓰이는 방법으로 3~4월경 박하 뿌리를 파내어 그해에 자란 땅속줄기를 10~15cm의 길이로 잘라서 곧바로 심거나 모판에 종근을 심어 모를 더 키워서 본밭에 심기도 한다.
박하는 잎과 줄기의 수확이 많아야 하므로 질소비료의 효과가 크지만, 과용하면 채유율이 떨어지고 쓰러지며 병의 발생이 많아져 오히려 감소되는 경우도 있다. 인산과 칼리는 지하부 및 지상부 발육을 좋게 하고 또한 기름과 박하뇌 양을 증가시키므로 충분히 주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