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간에는 설문조사와 기초검사, 그리고 명찰 만들기를 통해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오늘은 본격적으로 흙을 만지고 씨앗과 모종을 심는 텃밭활동이 진행되었습니다.
자연 속에서 몸을 움직이고 손끝으로 생명을 다루는 경험은
단순한 농사일을 넘어, 치유와 회복의 과정이 됩니다.
🌿 씨앗 뿌리기 – 작은 생명과의 첫 만남
첫 활동은 씨앗 파종이었습니다. 오늘 심은 씨앗은 바로 당근과 강낭콩.
- 당근은 땅 속 깊이 뿌리를 내리며 자라기 때문에, 뿌리를 내리는 우리의 마음을 닮았습니다.
- 강낭콩은 싹이 금세 올라와 참여자들에게 빠른 성취감을 줄 수 있는 작물입니다.
작은 씨앗을 조심스럽게 흙에 올리고, 흙으로 살짝 덮어주며
“잘 자라라”는 마음을 담아 물을 주었습니다.
손끝에서 느껴지는 흙의 감촉과 씨앗의 작디작은 존재가,
우리 모두에게 새로운 희망의 시작처럼 다가왔습니다.
🥬 모종 이식 – 싱그러움과 활력을 심다
다음은 모종 이식 활동이 이어졌습니다. 오늘 옮겨 심은 모종은
- 상추
- 배추
- 갓
- 아욱
- 바질
이 다섯 가지와 초코민트 허브도 한쪽에 심었습니다.
상추와 배추는 우리 식탁에서 자주 만나는 친숙한 채소이고,
갓과 아욱은 전통적인 향과 맛을 가진 작물입니다.
참여자 한 분이 "가을 아욱국은 문 닫아 걸고 먹는다"라고 할 만큼 맛이 있다고 말 합니다.
그리고 바질은 향기로운 허브로, 손끝에 닿는 순간 특유의 향이 퍼져
참여자들의 얼굴에 자연스럽게 미소가 번졌습니다.
모종을 옮겨 심는 과정은 단순해 보이지만, 손의 섬세한 힘 조절과 집중이 필요합니다.
특히 편마비를 겪고 있는 참여자들에게는 손과 팔을 사용하는 아주 좋은 재활 활동이 됩니다.
“흙 속에 모종을 넣고, 흙을 다져주고,모종이 넘어지지 않게 고정 시키고 물을 살살 뿌려주며”
작은 과정 하나하나가 신체 회복을 돕는 치유의 운동이 되었습니다.
🎨 텃밭 명패 만들기 – 나만의 텃밭에 이름을 붙이다
오늘의 마지막 활동은 텃밭 명패 만들기였습니다.
나만의 텃밭에 이름을 붙이고, 색을 입히고, 그림을 그리며
자신만의 작은 농장을 꾸미는 특별한 시간입니다.
어떤 분은 자신의 이름을 넣어 “○○농장”이라고 적기도 하고,
또 어떤 분은 20세의 젊음을 회상하며 스므살 정원이라 이름을 붙였습니다.
손으로 직접 글씨를 쓰고 색을 칠하면서 나도 모르는 재능이 있네 하며 흡족해 했습니다.
참여자들은 단순히 땅을 일구는 농부를 넘어 나의 정원을 가꾸는 주인이 되었습니다.
명패를 완성해 텃밭에 꽂는 순간,
“이제 진짜 내 밭이 생겼구나!” 하는 뿌듯함이 느껴졌습니다.
🌞 활동 속에서 피어나는 치유의 의미
오늘의 텃밭활동은 단순히 씨앗과 모종을 심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 손의 감각 회복 : 흙을 만지고 씨앗을 쥐는 작은 동작들이 손가락과 손목의 재활 운동이 되었습니다.
- 균형 감각 훈련 : 앉고 일어서며 모종을 다루는 과정이 몸 전체의 균형을 잡는 연습이 되었습니다.
- 정서적 치유 : 초록빛 작물과 흙 향기는 마음을 안정시키고, 웃음과 대화를 자연스럽게 이끌어냈습니다.
- 공동체 형성 : 함께 씨앗을 뿌리고 서로의 밭을 구경하며 응원하는 과정 속에서, 참여자들 간의 유대가 더욱 깊어졌습니다.
✨ 오늘의 소감
참여자 한 분이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오랜만에 흙을 만져보니 마음이 차분해지고, 내가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작은 씨앗과 모종이 우리 손끝에서 새로운 생명을 틔우듯,
이 프로그램이 참여자들의 몸과 마음에 새로운 변화를 싹트게 하리라 믿습니다.
🌿 앞으로의 기대
오늘 심은 씨앗과 모종은 앞으로 매일 조금씩 자라날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 역시 그 과정을 지켜보며 함께 성장할 것입니다.
다음 시간에는 이 텃밭에서 어떤 새로운 이야기가 펼쳐질지 벌써 기대가 됩니다.
치유농업의 힘으로, 뇌졸중 후 편마비를 겪고 있는 분들이
조금 더 건강하고 행복한 일상을 만들어가길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