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도입 – 수호천사를 만나다
오늘도 변함없이 따뜻한 웰컴티로 하루를 열었습니다. 향긋한 차 향이 입안을 감돌며 미각을 깨워주자, 긴장된 몸과 마음이 조금씩 이완되는 듯했습니다. 이어서 진행된 인사 나누기에서는 서로의 이름이 적힌 명찰을 뽑아 목에 걸어주며 인사와 허그를 나누었습니다. 자연스럽게 웃음이 피어나고, 정감 있는 분위기로 만들어집니다.
지난주 활동을 복습하는 시간에는 간단한 퀴즈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정답을 말로 외치는 대신 팔과 손으로 OX를 표현하는 방식으로 참여자들이 적극적으로 몸을 움직였습니다. 이러한 동작은 단순히 정답을 맞히는 것을 넘어, 대근육과 소근육을 동시에 사용하는 훈련이 되어 재활 효과로 이어졌습니다.
오늘의 도입에서 가장 특별했던 순간은 바로 ‘마니또 수호천사’ 활동이었습니다. 먼저 수호천사의 의미를 설명했습니다. “누군가가 나를 보이지 않게 지켜주고 응원해 준다면, 우리는 더 큰 용기를 얻을 수 있습니다. 추첨을 통해 각자 16회기 프로그램이 종료 전까지 비밀로 하는, 여러분도 서로의 수호천사가 되어 보세요.”라는 말에 참여자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귀 기울였습니다.
그리고 ‘내 삶의 수호천사’에 대해 잠시 떠올려 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어떤 이는 힘들 때 옆에서 묵묵히 도와준 가족을 떠올렸고, 또 어떤 이는 신앙적인 의미에서의 보호자를 떠올리기도 했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참여자들은 심리적·정서적 안정감을 느끼며 서로에게 따뜻한 마음을 건넬 준비를 마쳤습니다.
본 프로그램은 편마비 후유증 보유자와 노인들이 텃밭관리 및 식물활용 활동을 통하여 신체기능 증진 및 자아존중감 향상을 목적으로 합니다.
2. 전개 – 꽃과 함께하는 힐링 활동
본격적인 전개 시간에는 꽃과 작물을 활용한 활동이 진행되었습니다. 첫 번째는 바로 꽃병을 이용한 센터피스 만들기였습니다. 참여자들은 농장으로 나가 다양한 계절 꽃들을 직접 가위로 수확했습니다. 색색의 꽃을 꺾는 순간, “와, 예쁘다!”, “향기가 참 좋아요”라는 탄성이 절로 터져 나왔습니다. 꽃을 자르고 모으는 과정은 소근육과 대근육이 동시에 움직이는 활동으로, 손끝의 세밀한 조작과 몸 전체의 균형 잡기를 자연스럽게 유도했습니다.
센터피스 만들기 과정에서는 각자의 개성이 고스란히 드러났습니다. 어떤 이는 색깔의 조화를 중시하며 차분하게 꽃을 배치했고, 또 어떤 이는 활짝 핀 꽃을 중심에 두어 화사한 느낌을 강조했습니다. 완성된 작품을 서로 비교하며 웃음 짓는 순간, 작은 성취감과 즐거움이 방 안 가득 퍼졌습니다. 집에서도 들꽃과 풀꽃을 활용하여 센터피스를 만들 수 있도록 권유하였습니다.
두 번째 활동은 나의 텃밭에서 작물을 수확하기였습니다. 지난 시간 심고 가꾸었던 상추, 갓, 바질 등이 싱그럽게 자라 있었고, 참여자들은 직접 손을 뻗어 잎을 따고 뿌리를 만지며 수확의 기쁨을 느꼈습니다. 유기농으로 재배하기 때문에 벌레도 잡아주고 풀도 뽑아주는 작은 동작도 재활 훈련으로 연결되어, 단순한 농사활동이 아니라 몸과 마음을 회복시키는 치유의 과정이 되었습니다.
어떤 참여자는 벌레를 잡아 호박잎에 놓아주며 "내 텃밭에는 오지 말고 호박잎에서 놀아라" 라고 하였습니다. 자주 내린 가을비로 채소들도 쑥쑥 자라 내 텃밭상자를 꽉 채웠습니다. 땅을 비집고 올라온 당근이 잘 자랄 수 있도록 아욱을 수확했습니다.
이 모든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꽃을 자르고 작물을 따는 행위가 아니라, 식물이 주는 생명력과 그 속에서 느끼는 교감이었습니다. 참가자들은 “내 손으로 기른 채소를 수확하니 정말 뿌듯하다”, “꽃을 보니 마음이 편안해진다”는 소감을 나누며 활동에 몰입했습니다.

3. 정리 – 오늘을 돌아보며
오늘의 마지막 시간은 함께한 활동을 돌아보는 정리 단계로 마무리되었습니다. 먼저, 각자 선정된 수호천사 마니또에게 비밀을 유지하며 “오늘 나를 지켜줘서 고마워요”라는 따뜻한 마음을 전하였습니다. 작은 미션이었지만, 서로에게 마음을 표현하는 순간은 큰 울림을 주었습니다.
꽃병 센터피스와 텃밭에서 수확한 작물들을 바라보며, 참여자들은 자신의 성취를 눈으로 확인했습니다. 누군가는 꽃을 손질하며 잊고 지냈던 취미를 떠올렸고, 또 다른 이는 텃밭을 돌보며 “몸은 조금 불편하지만 아직도 할 수 있는 일이 많다”는 자신감을 되찾았습니다.
오늘의 치유농업 활동은 심리적 안정, 신체적 재활, 그리고 정서적 교류라는 세 가지 효과를 동시에 담아냈습니다. 웰컴티에서 시작된 작은 여유는 수호천사 활동을 통해 마음의 문을 열게 했고, 꽃과 작물을 다루는 전개 과정에서는 몸을 움직이며 치유를 경험했습니다. 정리 단계에서는 서로에게 감사와 따뜻한 마음을 전하며 공동체적 유대감을 한층 더 강화했습니다.
앞으로 이어질 프로그램에서도 오늘의 경험처럼 작은 성취와 따뜻한 교감이 쌓여 큰 치유의 힘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합니다. 일곱 번째 이야기는 이렇게 마무리되었지만, 참가자들의 웃음과 마음속 온기는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